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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이런저런이야기. 당연하지만…게임 내용 스포가 있습니다.

게임 엔딩(kenamakf.com/?page_id=1140)과 제작 후기(kenamakf.com/?page_id=1481)를 본 후에 읽으시면 좋습니다.

 

오늘은 다은의 생일입니다.

배포일과 주인공 생일을 통일하는 편이 기억하기 쉽기 때문에 그렇게 정하기로 전부터 생각했지만, 그 때문에 이런저런 변동이 있었네요.
초기 계획에 의하면, (모종의 이유로) 더 이른 1월 달에 완성하려고 했습니다만 스토리가 다 정리되지 않아 실패했습니다…그래도 이 때 완성했더라면 방학 기간에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고증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싶군요.
그 다음 계획은 4월 1일에 완성해서 그 날이 곧 생일인 것으로 정하려고 했지만 결국엔 완성이 더 미뤄진 관계로 29일이 되었습니다.
본편에서 다은의 생일날은 그렇게 행복한 날이라고 할 순 없지만, 이렇게 이 날을 기념하게 되었네요.

 

자살 시도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자신이 태어난 날에 삶을 정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사람 중 하나고 누군가는 같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에 맞춰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그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극이 될 것입니다. 축하해 줄 사람이 없다면 그것 역시 비극일 것입니다.
어느 날이 되었든 마찬가지겠지만, 적어도 생일에는 죽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게임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주인공은 막연히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고 언급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전에 언급했다시피 엔딩 이후 후기방에서의 시점은 사건 이후. 다은이 다시 사회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지막 휴게소’에서 연우와 재회한다.정도만 단언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나름의 시나리오에 의하면 다은이 피해자였던 점이 참작되었고, 다른 아이들의 보호자는 아이들이 해온 일을 알게 된 후론 죄를 어떻게 해보려는 시도는 포기했다에 가깝습니다.
어느 정도는 양심의 문제때문이고, 한편으론 그저 잘못을 묻고 싶었던 쪽이기도 할 것입니다.
누가 아이들이 한 짓을 정리한 익명의 편지를 보냈는지는 알려지지 않겠지만요.
그리고 아마도 이후의 생일날에는 연우와 생일 케이크를 같이 먹기도 했겠죠.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잘 살아나갔다.정도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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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용 자체에 대한 고민도 이래저래 있었습니다만, 어딘가에는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게 존재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어느 것도 최선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건 괴롭힘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일 것입니다.

 

본편에서 연우가 다은을 이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기분도 드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복수를 통한 대리만족성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얄팍하게 이용하려는 속셈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연우가 다은의 상황을 알게 되었을 땐 괜찮은 방향으로 해결하기엔 너무 늦은 뒤였고, 자신은 어쨌건 복수하는 쪽을 원해서 제안했지만 결국 선택은 다은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이라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결말부에 다다랐을 때 다은이 ‘그러한 선택’을 하려고 한다는 점을 안 시점에서는 연우 본인도 멘탈이 나간 뒤기 때문에 엔딩에선 좀 더 몰아붙이는 모양새가 되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됩니다.
왜 포기하고 도망쳐 버리는 거지?<라고 말한 부분은 아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목숨을 끊은 것을 뉴스 등에서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궁금한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연우의 과거에 대한 설정을 보충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예전에는 ‘안경잡이’였을 것 같다. 대학생일 때 라식을 함.
중or고등학교?는 자퇴한 후 검정고시를 쳤을 것으로 추정됨.
얼굴에 상처가 생기기 전에는 앞머리가 평범했다. 약간 단정하게 짧은 느낌.
과거의 자기 모습을 싫어한다.
교사가 될 생각을 한 것은 과거를 극복해보려고 했기 때문이지만, 괜찮은 척 하면서 속으로는 곪아있을 것. (그의 가면이 반으로 나뉜 디자인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그러하다)

 

그리고 폐쇄일화 본편 이전의 이야기가 있다면 또 다른 학생한테 복수하도록 제안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어떤 남학생에게 상황 녹취를 시킨다거나 불량 학생의 바이크를 살짝 손보게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만들었다는 과거가 존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본편에서도 그랬지만 자신은 방과 후에 가해자에게 잠깐 말을 걸어서 잡아두는 정도로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피해자 본인이 직접 복수하는 쪽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관련해서 후속편이라든가를 만들 계획은 아직 없기 때문에 이런 일정도는 있지 않았을까-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군요.

 

글 해석에 대해서는 다양하게 가능하겠지만, 어차피 궁금해할 것 같지도 않고 그다지 관심이 없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1주년이니까-하면서 적어두기로 합니다…
지하대피소는 어느 히키코모리의 블로그 글 같은 컨셉으로, 그저 중얼거리는 정도의 글로 읽혀집니다.
실제로 초기에는 그저 ‘재난에 대비해 지하 깊은 곳에 숨어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신이상자의 페이지로, 올라오는 글은 두서없이 말하는 것이다.’정도로 구상했습니다만 게임 내 후기에도 언급했다시피 의외로 스토리 라인이 있는 글입니다.
요약하자면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남자가 어느 날 멍줍을 했고, 이웃집에서 일어난 사건을 눈치챘다.는 내용.

 

마지막 글(그걸알고있는것이당신만은아닐것이다) 이후 어떻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열린 결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석에 글이 추가로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살아는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 이후 사건은 어떻게 되었는가에 대한 언급은 없음.
다만 예전에 모 익명 게시판에 마지막 글까지만 올리고 이후 올리지 않았던 해설편(화자시점)이 존재하므로 이를 인용해 보자면 이렇게 되어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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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남겼던 메모는 내가 그곳에 왔던 이유를 설명하기 충분했던 것 같다.
몇 가지를 더 얘기하고 나는 얼마간 강아지와 집을 피해있었다.
한 가지 밝혀지지 않은 것이라면 아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
그 점은 굉장히 불안하다.

 

이 역시 사건 직후의 서술이기 때문에 뒷이야기가 더 있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일단락되는 느낌.
덧붙이자면 이 해설편에는 주인공이 몇몇 글의 내용 때문에 오히려 위험인물로 오해받았고, 그에 대한 자기 변호가 함께 붙어있습니다.
그렇지만 왠지 작성자로서는 다시 읽어보니 해설이 구차하고 조잡해지는 감이 있기 때문에 해설편은 올리지 말자고 정했던 것이 역시 현명했다.같은 감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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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12년에 만든 게임인 ‘중력장화 4500‘에서 언급한 ‘만들던 게임 세 개’에는 폐쇄일화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만은 완성했군요.

덧붙이자면 다른 하나는 3류 개그 게임(그리고 노잼)이었고 남의 흑역사를 발굴하기 위해 제 흑역사를 만드는 것 같아서 그냥 제작중단. 다른 하나는 RPG 게임이었습니다만…스토리를 정리하지 못해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더 나은 게임들을 만들었으니 그렇게 아쉽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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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는 이전 버전(2K)에는 없던 캐릭터로, MV 버전에서 스토리를 수정하면서 추가된 인물입니다. 모티프로 한 지인이 있었다. 그러나 외자 이름이라 알아보기 쉬워서 다른 이름을 붙였다-라고 게임 내 후기방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최종적으론 그다지 닮지 않게 된 것이 사실이고 현재의 이름은 오히려 다른 사람 이름하고 닮아있군요…(는 첫사랑이지만)
그렇지만 이름 뿐이고 그 외에는 연관되는 점이 없기 때문에, 누군지 추측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3

다은이 바닥에 누워 있는 장면은 누워 있다+가라앉은 분위기의 음악이 깔렸다는 점에선 ‘이상한 꿈 신나소녀 겨울잠 자는 여자아이 이야기’라는 알만툴 게임(소프트 위치의 ‘유타로’님 제작)의 장면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신나소녀에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으로, 빗속에 여자가 누워 있는 이미지와 함께 트로이메라이 어린이의 정경이 BGM으로 깔려있었습니다.
폐쇄일화에서는 다은 혼자서 고민하는 장면으로, 사용한 BGM의 제목은 어린이의 꿈입니다.
완전히 의도했다기보단 만들다보니 그렇게 된 쪽에 가깝지만 이 게임이 호러 게임이 아니라고 어필하는 한편, 음침한 분위기가 깔려있는 것은 어느정도 해당 게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만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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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야기를 찾습니다.에서 언급된, 버려진 아이가 수도원에서 자라는데 거기에 말하는 예수상이 있고 어쩌구하는 이야기는 제목을 알면서도 다 적지 않았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에이브 전집 중 하나인 ‘빵 포도주 마르셀리노’라는 작품으로, 스토리 자체의 결말이라든가 사상이라든가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아 읽고 버렸던 기억이 있네요. 그 외 언급되지 않은 작품의 제목은 여전히 모릅니다…

 

5

이런저런 외부 링크 모음. 게임 내에 나온 무언가입니다…심심하면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지도.

음침한 이야기 : kenamakf.com/?page_id=610

(진단) 잉여 히어로 : https://kr.shindanmaker.com/579202
(진단) 의미 없는 인용구 : https://kr.shindanmaker.com/568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