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내의 후기방에 다 적지 못한 폐쇄일화 관련 이야기들.

※내용 스포일러가 있으니 게임 엔딩을 보신 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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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후기방에도 적었듯이, 이 게임은 2011년 맨 처음 완성작(로슈)을 낸 후 제작을 시작해서 2016년에 완성되었습니다. 게임을 완성할 수 있게 되기까지 약 5년정도 걸린 셈이네요.

그 이전에 다른 게임을 몇 개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특히 ‘Gaze-시선’과 ‘Carved Seal’이 폐쇄일화를 완성하는 데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교사에 가깝지만요(…) 제작 순서가 바뀌었다면 아마도 스토리가 서로 반대의 퀄리티가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Gaze-시선의 경우는 폐쇄일화와 조금 비슷한 분위기로 만드려고 했었습니다. 현대 배경에 자작 맵칩 등을 사용하기도 했다는 공통점도 있고, 폐쇄일화에 쓰려던 BGM을 먼저 끌어다가 사용하기도 했었네요. (정작 그 BGM은 폐쇄일화의 내용이 일부 바뀌면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GZtitle1

Gaze1

Gaze2

소개, 다운로드 페이지 : http://mojaeng.nflint.com/?page_id=635

 

카브드씰은 MV로 만든 첫 작이며 키워드 시스템과 MV에 적응하는 겸 만든 습작이었습니다. 참고로 폐쇄일화가 완성 공약을 건 것과 마찬가지로 공약을 걸었고, 마감일 안에 완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모쟁은 약쟁이 미소녀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 플레이해보시면 중~후반부 진행은 조금 날려 만든 느낌이 들겠지만 넘어갑시다. 왠지 모르게 다른 게임들 소개가 되었지만 이것도 넘어갑시다.

 

Carved Seal03

Carved Seal02

Carved Seal01

소개, 다운로드 페이지 : http://mojaeng.nflint.com/?page_id=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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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면서 해프닝도 조금 있었습니다. 만우절 때 잠깐 “완성했습니다아\(@ㅅ@)/”같은 낚시 트윗을 올렸다가 퍼진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안경안경녀 컬렉션’을 주력으로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몇주동안 계속 알티로 알림창에 뜨는 것이 심적으로 부담을 받게 되어서 지우게 되었습니다. 트윗을 지워서 기록은 없지만 최종적으론 1~2000알티까지 갔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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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일화의 진엔딩(이라고 불리는 엔딩)의 언락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든 키워드 n-1개 이상 획득. (즉, 하나정도는 빠뜨려도 지장 없음)

2. ‘일단은 기억해두자…’라는 독백이 나오는 이벤트 보기.

원래 좀 더 조건이 있었지만 만들면서 그 루트가 필수 진행에 들어가게 되어 무의미해졌습니다.

 

곧장 두 번 플레이 할 만한 게임성은 아니라 생각해서, 어렵지 않게 1회차에 두 엔딩을 모두 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제작자의 플레이 성향이 귀차니즘인 것도 한 몫했다고 생각되네요. 다만 키워드 중에 ‘타이핑’에서의 키워드는 얻는 것이 떡밥 회수에 필요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맨 마지막 키워드인 이유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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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의 경우 이후 몇몇분이 피드백하신 것처럼, 모든 분들이 만족할 만한 그런 엔딩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완전한 해피엔딩은 불가능한 전개라고 생각하니까요. 제 3의 엔딩이 계획에 있었지만 이 역시 이상적인 전개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엔딩들보다 더 개운치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만들지 않았던 제 3의 엔딩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들을 이간질시켜 결론적으론 지영이 기선을 죽인 걸로 누명 씌우고 홍과 다은이 무사한 상태로 끝난다.

지영이 아니라 홍을 선택한 이유는 홍이 더 양쪽에서 줄타기를 잘할 것 같아서.입니다. 지영의 경우 저런 방법을 생각해 낼 만큼 영악한 캐릭터는 아니니까요.

다은이가 살아남았고 죄도 다른 사람이 지는 결말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특히 제일 반성하고 있는 아이에게 누명을 씌운다거나, 괴롭히던 일행이 일종의 약점을 쥔 채로 생존해 있는 루트기 때문에 이 역시 그렇게 만족스러운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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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후, 다은이 ‘마지막 휴게소’를 찾아간 것은 그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입니다.

 

맨 처음 만들던 RPG Maker 2000 (이하 2K)버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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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Before&After 비교샷.

2K때는 그래픽도 스토리도 무작정 벌이고 보는 식이었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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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만든 첫작은 캐릭터&페이스칩만 자작 도트를 썼었는데 이 게임에서는 맵도 직접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특이하게 해보자 해서 오프라인 맵은 쿼터뷰 형식을 차용했습니다. 알만툴에서는 보통 지원하지 않는 쿼터뷰 이동도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구현했었네요.

전체적인 진행도 현재 완성한 MV버전과 비교하면 조금 허술한 느낌이었습니다. 온라인 페이지의 색과 마크로 구별한다거나 하는 요소도 없고 키워드도 따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래저래 돌아다니다가 지나가다가 본 글의 아무 단어에서 의식의 흐름으로 빠지는 방식. 예를 들면 체육대회에 대한 글을 보고 예전 일을 회상하게 된다거나 하는 식이었네요. MV 버전에서는 생략되었지만, 편모가정이고, 엄마가 바빠서 참석하지 못했고, 때문에 선생님이나 혹은 다른 아주머니가 부모님과 함께 하는 코너에 대신 같이 해줄까?하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제작자의 기억에 흐릿하게 있는 장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회상을 쌓아가다가 누군가가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데, 지금의 안방이라고 부르는 곳에 아이들이 며칠간 갇혀 있었고, (분기에 따라서) 경찰이나 방관하던 친구1이 찾아온 것이라는 진행. 그리고 이후 선택지는 MV버전과 비슷합니다만 이동하는 장소라든가 선택지가 좀 더 있었습니다. 부엌으로 가면 남겨둔 밧줄이라든가 있어서 그걸로 목을…이라든가 화장실로 가면 물 받고 손목을…이라든가…하는 방식입니다. 지금은 이런 방식을 차용하지 않았고, 때문에 오프라인 맵은 그저 아이들을 따로따로 가둬두는 정도로밖에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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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생략된 부분 1.

2K버전에서는 ‘탐정’의 존재가 있었습니다. 이전에 잠깐 만화로 그리다 만 지화여중의 주인공이, 다은의 상황을 눈치채고 자수하라고 심리적으로 압박을 넣는 장면이 나올 예정이었습니다만 카메오 출현한다고 해도 본편이 다시 연재될 확률은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MV버전에서 생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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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2007년, 2010년의 그림. 사실상 추리물보다는 4차원 개드립물에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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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생략된 부분 2. 살자를 거꾸로 하면…?의 정모.

아래 2K버전 영상의 1:20부터, 해당 페이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과는 조금 다른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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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 신청을 받는 글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는데 일부 글은 기본 숫자(000000)를 입력하면 내용이 뜬다거나, 텅 빈 방이 있고 제목이 ‘정모 후기 게시판’이라고 되어있다거나 하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왠지 식상할 것 같아서 MV버전에는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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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생략된 부분 2. 이스터에그

정말로 의미 없는 잉여한 요소입니다만, 여자아이가 그네를 타는 플래시 파일이 일정확률로 다르게 재생되는 이스터에그가 있었습니다. MV버전에서는 컴퓨터에서도 곧장 인터넷 페이지로 이동하도록 수정되어서 넣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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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생략된 부분 3. 컴퓨터에 누군가를 괴롭히는 플래시 게임이 깔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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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같은 그림체로 그려진 남자아이가 붙잡혀 있고 주먹으로 때리거나 연필로 찌르기, 방망이 휘두르기 등의 버튼이 있으며 때리면서 단계별로 남자애의 이미지가 바뀌어가는 느낌. 그리고 한 번 돌이킬 수 없는 구간으로 가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게 되는 게임입니다. 일정 이상 손대지 않고 가만히 두면 풀어 주는 선택지가 생겨서 이것이 엔딩 분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구현하고 한 번 테스트 한 후 더 들여다 볼 수 없었고, 그래서 이후에 MV로 툴을 바꿔서 옮기면서는 같은 것을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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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넣은 홍의 이상한 소설은 급조된? 부분.

처음에는 남녀가 손을 잡고 잤더니 아이가 생겼다~급의 인소를 쓴 것을 발견하였다는 진행이었습니다만, 막상 넣으려고 보니 이건 발견되어도 본인이 흑역사인 걸 모르면 의미가 없고, 딱히 약점 잡을 무언가가 되기엔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RPS) 홍의 경우는 지영과는 달리 정말로 반성한다거나 그런 쪽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임팩트있는 진행을 위해 수정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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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휴게소에서, 연우의 응원에 힐링되었다는 얘기를 조금 들었습니다. 사실 게임 엔딩을 생각하면 조금 껄끄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응원 부분은 해당 캐릭터의 진심이 담겨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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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버전에는 ‘마지막 휴게소’로 대체되었지만, ‘케나 마케프’ 페이지에서 “폐쇄일화는 엽편 소설 모음집인 ‘음침한 이야기’의 특별판 같은 것-“이라는 언급이 되어있습니다. 실제로도 음침한 이야기와 조금 비슷한 내용이 있는데, 1,3,6화가 조금 연계가 되어있는 듯한 느낌적 느낌.

원래는 후반부에 음침한 이야기의 것과 비슷하게, 다은이가 유서를 적었던 종이로 비행기를 접어서 베란다로 날리는 씬을 생각했었지만, 차후에 생각해 낸 생일 자축씬으로 대체되었고, 때문에 군더더기 같은 요소가 될 것 같아서 종이 비행기씬은 생략되었습니다. 아래는 음침한 이야기 만화판(이라곤 하지만 1화밖에 안 그림)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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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기념 글 보기]